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전은 에서 ‘면어’라 적고 속명을 민어民魚라 했다. ‘큰 놈은 길이가 4~5척(1척은 약 30cm)에 달한다. 몸은 약간 둥글고 빛깔은 황백색이며, 등은 청흑색이다. 비늘과 입이 크고 맛은 담담하면서도 달아서 날 것으로 먹으나 익혀 먹으나 다 좋고, 말린 것이 더욱 몸에 좋다. 부레는 아교를 만든다’고 적고 있다.민어는 여름이 제철이다. 전라도 사람들에게 민어보다는 ‘민에’가 친숙하다. 남도에서는 민어를 회로 먹지만, 서울에서는 삼복더위에 민어탕으로 복달임하는 풍습이 있다. 요즘에는 보관시설이 발달해서
석양이 바다에 솟은 기암괴석을 붉게 채색하는 이 섬을 사람들은 ‘홍도紅島’라 불렀다. 홍도는 맑고 푸른 바다와 기괴한 바위, 난온대림 그리고 싱싱한 해산물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1965년에 천연기념물로, 1981년에는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섬이 가진 생태자연적 가치를 일찌감치 인정받은 것이다. 홍도는 갖가지 전설을 품은 바위들과 풍란 등 270여 종의 희귀식물, 230여 종의 동물 및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때묻지 않은 생태계 보고다. 홍도를 둘러싼 10여 개의 크고 작은 섬과 여(만조 시 바닷물에 잠기는 바위)는 오랜 시간
에 3년간 연재되며 국내 등반계에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한국의 알피니스트 살아있다’시리즈에 등장했던 산악인 36인의 사진기록전이 7월1일부터 열린다. ‘Beyond the ridge 그들은 왜 산에 오르는가’라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 4월 2일 울산시 울주군에서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 함께 열렸던 동명(同名) 서적의 출판기념회 연장선상에 있다.에 연재되는 동안 이 기획 시리즈의 사진을 담당했던 황문성 작가는 “극한으로 자신을 내몰아 극지에서, 히말라야에서, 세계의 유수한 고산에서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인내와 고통을
회로 먹으면 버터나 우유 맛이 나고 조림은 한없이 부드러우며 구이는 입에 살살 녹으면서 깨가 쏟아질 만큼 고소한 맛. 필자는 30여 년 전 6월 이맘때쯤 3박4일 동안 신안군 임자도에 있는 친구 외갓집에 놀러간 적이 있다. 김장용 새우잡이에 애들 손이라도 빌릴 정도로 바쁜 철이라 한낮 외갓집 식구들이 일나간 집은 썰렁했다. 그때 삼시세끼 밥상에 올랐던 생선이 병어였다. 회에 구이에 조림에…. 그때만큼 원없이 병어를 맛봤던 적이 있나 싶다. 정말 맛있지만 비싸지 않았던 병어는 요즘 팔자가 바뀌어 무척 비싸다. 병어는 우리나라 서해와
청와대 인근 공역(空域)은 그간 P-73A로 불리는 핵심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대통령이 근무·상주하는 곳인 만큼 비행 허가를 받지 않은 항공기와 드론의 비행이 금지돼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이제 이 구역에도 드론을 띄울 수 있게 됐다. 다만 청와대에 근접해 찍을 경우에는 별도의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 경복궁과 청와대 뒤로 북한 남파공작원 김신조 침투 사건 이후 54년 만에 등산로가 개방된 북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청와대 경내 개방에 이어 지난 5월 26일부터는 역대 대통령
삭힌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손사래를 친다. 그 원초적이고도 그로테스크한 향기는 ‘음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형이상학적인 생각까지 들게 할 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지니고 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식의 흐름 저편에서부터 발효된 홍어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거역하기 힘든 이 과정은 맹숭맹숭한 평양냉면 육수를 처음 접한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평양냉면 마니아로 변해가는 과정과 닮았다.그런데 홍어는 도대체 왜 삭혀 먹을까? 정작 홍어의 성지라는 흑산도에서는 잡은 홍어를 삭히지 않고 회로 먹는 경우가
“월악산, 설악산, 치악산. 공교롭게 근무했던 산이 대부분 ‘악’자 들어가는 산이었네요. 일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현장에서 일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국립공원공단(이사장 송형근) 손영임 자원보전이사는 지난해 말 공단이 생긴 이래 첫 여성 임원 이사 타이틀을 달았다. 1987년 공단 설립 이후 34년 만에 처음. 손 이사는 공채 1기로 30여 년간 전문 관료의 길을 걸어왔다. 요즘은 국립공원 여성 레인저들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지만 예전에는 거친 산악활동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국립공원의 특성상 레인저에 지원하는 여성들이 드물었다.
수목원 혹은 식물원은 종種을 유지, 보전하는 데 세밀한 주의가 필요한 희귀 식물자원을 지키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요즘엔 연구와 보전을 넘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 도시민이 쉴 수 있는 여가 공간으로 역할이 커지고 있다. 휴일을 보내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수목원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이다. 특색 있는 볼거리를 갖춘 개성 있는 수목원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가족 나들이에 좋은 수목원 몇 군데를 소개한다. 물향기수목원 : 물과 나무와 인간이 수목원의 주제는 물이다. 인간과 나무를 비롯한 지구상 모든
대구의 진산 팔공산八空山(1,192.9m)은 시의 북동쪽을 장벽처럼 감싼 채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동쪽으로 관봉(갓바위·850m)에서 능성재~동봉~서봉~한티재~가산(901.6m)을 거쳐 6·25 격전지인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에 이르기까지 30여 km의 긴 산줄기를 이루며, 남북으로도 품을 넓게 펼쳐 1개 광역시, 1개시, 2개군을 아우른다.긴 주능선에 갓바위, 동봉 동릉, 톱니능선 등 몇몇 봉우리와 일부 능선이 바위로 이루어져 스릴 넘치면서도 조망이 뛰어난데다 장쾌함은 지리나 덕유에 못지않아 대구·경북 산악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464년 2월 28일, 조선의 7번째 임금 세조는 수행원 500여 명을 이끌고 궁을 나섰다. 속리산 법주사 복천암에 있는 신미대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단종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그는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조카를 죽여야 했던 삼촌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청주를 출발한 세조 일행은 말티재 아래 대궐 터에서 하루를 묵었다고 은 기록하고 있다. 다음날, 고갯길을 넘어 평지로 내려섰을 때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세조의 눈에 들어왔다
월간에 ‘북극곰이 울고 있다’ ‘그린란드를 가다’ 등의 시리즈를 통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려온 김완수씨가 도전한국인 대상을 수상했다. 2022년 3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도전한국인 10인 대상 시상식에서 김씨는 환경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도전한국인 본부는 세계 민간인 최초로 남극과 북극을 각각 10차례, 13차례 탐방했음은 물론, 환경도서 발간과 지구온난화 사진전시, 월간잡지 연재 등으로 지구 환경위기를 알려온 공로를 인정해 김씨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수상식 특강을 통해
선도는 목포에서 북서쪽으로 51km 떨어져 있다. 지도군 선도면에 속했지만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무안군에 속했다가 1969년 신안군(박우량 군수)에 편입됐다. 섬이 매를 닮았대서 맵제, 선치도, 선도라 부르다가 매미 선蟬자를 써서 선도라 했다고 한다. 신안군 지도읍에 속한 선도는 4개마을로 구성돼 있으며 가구수는 162호, 258명(2020년 기준)이 사는 작은 섬이다 가장 큰 마을은 주동마을. 거주 인구에 비해 농사 지을 땅이 많아 주민들은 천혜의 갯벌을 두고도 낙지잡이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선도 낙지는 목포,탄도, 송현
지리산 3대 절경의 하나인 ‘노고단 운해(구름바다)’를 보려면 구례 화엄사 말사인 천은사 매표소에서 문화재관람료를 내야 했다. 1980년대 초 정부가 화엄사 소유의 땅에 허락도 받지 않고 불법도로를 낸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매표소를 설치한 것도 사찰이 아닌 정부였다. 화엄사는 오랫동안 이 문제로 갈등의 중심에 서야 했다.결자結者가 해지解之해야 마땅했지만 사찰이 앞장서 꼬인 매듭을 풀었다. 작년 화엄사는 천은사 입장료를 전격 폐지했다. 화엄사 주지를 맡고 있는 덕문스님의 결정이었다. “왜 우리가 해야 하나”라는 신도들의 반발에 “
국보 35호 지리산 화엄사 사사자四獅子삼층석탑은 각황전(국보 67호), 석등(국보 12호) 과 함께 화엄사를 대표하는 국보로서 화엄사의 상징이다. 8세기 중엽 통일신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탑은 경주 불국사 다보탑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이형異形 석탑이다. 2층으로 높게 만들어진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와 상륜부로 이뤄져 있다. 상층기단에 암수 네 마리의 사자를 모퉁이에 세워놓은 구조인데 사자의 형상은 허공을 바라보며 입을 벌린 상태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네 마리의 사자에 둘러싸인 채 합장을 하고 있는 어
겨울의 끝자락, 지리산 화엄사는 뜨겁다. 깊은 계곡 두꺼운 얼음장 아래엔 해빙을 위한 생명의 몸부림이 분주하고 적요한 산사山寺는 진리와 해탈을 구하는 스님들의 용맹정진으로 용광로처럼 달아오른다. 2월 어느 날 구례를 찾았다.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 경남 산청, 하동 그리고 함양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은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 산이다. ‘지리산智異山’은 어리석은 사람도 머물면 지혜로워지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국립공원 1호 타이틀을 그냥 차지한 것이 아니다. 남한 제2봉인 해발 1,915m 천왕봉
1 연인산 戀人山(1068m)원래 이름은 우목봉(월출봉)이었다. 1999년 가평군이 연인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개명을 잘해서 출세한 대표적인 산이다. 등산코스는 주능선 동쪽 백둔리와 승안리, 서쪽 상판리와 마일리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있다. 이 가운데 동쪽의 백둔리에서 소망능선과 장수능선, 승안리에서 용추계곡과 이어지는 청풍능선과 연인능선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연인산 주능선 동쪽의 백둔리에서 시작해 소망능선으로 올라 장수능선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백둔리주차장이 넓고 무료인데다, 정상까지 3
굴은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지만 예로부터 굴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은 생굴을 최고로 쳤다.조선 후기 문인 이옥李鈺은 식재료와 음식 이야기를 담은 〈백운필〉에서 ‘석화는 회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썼다. 회 다음으로 무침이 낫고, 그다음은 젓갈, 굴전, 그리고 마지막이 국을 끓여 먹는 일이라고 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를 쓴 프랑스의 극작가·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미식가였다. 굴을 즐겼던 그는 마지막 저서 〈뒤마 요리사전〉에 이렇게 적었다.“미식가들은 식초, 후추, 염교로 특별한 굴 전용 소스를
지리산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은 각황전(각황전(국호67호), 석등(국보12호) 등과 함께 화엄사를 대표하는 국보로서 화엄사의 상징이다. 8세기 중엽 통일신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탑은 경주 불국사 다보탑과 함께 국내 이형(異形) 석탑을 대표하는 탑으로 알려진다. 2층으로 높게 만들어진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와 상륜부로 이뤄져 있다. 3층 기단에는 암수 네 마리의 사자를 모퉁이에 세워놓은 구조인데 사자의 형상은 허공을 바라보며 입을 벌린 상태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또한 사사자에 둘러싸인 채 합장
“알피니스트라는 수식어에 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입니다.”월간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그가 되돌려 준 첫마디였다. 그는 자신을 산악전문가라고 소개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어디까지나 순수한 아마추어이며 위대한 등반을 한 적도 없다. 그저 산이 좋아 산을 오르며 이렇게 좋은 등산을 다른 사람에게도 소개하고 그들도 산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차라리 ‘등산교육전문가’로 불러 달라고 주문했다.이쯤에서 우리는 알피니스트의 정의에 대해서 출발점에서부터 되물어봐야 한다. 고산과
전라남도 신안군의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는 신안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은 작은 섬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제 섬이다. 섬 살림이 대개 그렇듯 고기잡이로 삶의 터전을 일구어온 이곳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주민이 700여 명에 달했지만 21세기 들어 1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퇴락해 가고 있었다. 주민들은 60대와 70대가 대부분이며,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은 지 오래됐다. 섬은 납덩이 같은 무력감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자신들 삶의 기억과 섬의 역사가 다도해 썰물에 씻겨나가듯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에